불황에 투자 늘리는 중소기업 "히든챔피언 꿈꾼다"

입력 2016-08-14 16:54  

김낙훈의 현장속으로

검사업체 아프로알앤디, 설비 확장에 80억원 투자
40개국 수출 유니락 "성장동력 될 제품 개발"
주문 밀린 동아알루미늄, 내년 3월 신공장 착공



[ 김낙훈 기자 ] 인천 가좌동 동아알루미늄. 공장에선 밤늦도록 기계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. 요즘 같은 불황에도 이 회사는 주 3회 정도 잔업을 한다. 연말까지 주문이 밀려있기 때문이다. 노스페이스 등 세계 80개 고급 브랜드에 텐트용 폴을 공급하는 이 회사는 기존 공장 부지 내에 연건평 1만㎡ 규모의 새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.

라제건 사장은 “텐트용 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자회사인 헬리녹스의 수출 증가로 생산시설이 부족해 총 130억원을 투자해 내년 3월 새 공장을 착공할 계획”이라고 말했다. 6월 말 결산법인인 동아알루미늄은 지난 회계연도(2015년 7월~2016년 6월) 매출이 296억원으로 전년보다 26% 늘었다. 초경량 텐트폴인 ‘페더라이트’와 항공기 소재 수준의 경량 소재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.


자회사인 헬리녹스의 수출도 급증하고 있다. 헬리녹스 창업 3년차(2015년 7월~2016년 6월) 수출은 1670만달러로 2년 새 4배가량 늘었다. 라 사장은 “헬리녹스가 받아놓은 주문만 1000만달러가 넘는다”며 “새 공장 건설과 더불어 연구개발(R&D)을 강화하겠다”고 강조했다.

헬리녹스 제품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20여개국에서 명품 대접을 받는다. 미국 최대 아웃도어용품 유통체인인 REI,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, 일본 몽벨 매장 등에서 팔리고 있다.

장기불황에 기업들이 움츠러들고 있지만 동아알루미늄처럼 설비투자와 R&D를 강화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.

서울 구로디지털밸리에 있는 아프로알앤디는 적극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. 자동차부품과 전자부품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이 회사는 시험검사 영역을 넓히며 최근 5년 새 설비를 4배 확장했다. 조만간 약 80억원을 투자해 첨단 검사장비와 연구설비를 늘릴 예정이다. 김형태 사장은 “구로에서는 반도체 및 첨단 재료 분석을 위한 설비투자를 늘리고 성남공단에서는 부품 신뢰성 테스트 장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”이라고 설명했다. 김 사장은 서울 인근에 대지 2000~3300㎡를 확보해 전자파 관련 시험설비도 구축하기로 했다.

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관이음새 전문업체 유니락은 내년 초 경기 시흥시 소재 산업단지인 시화MTV에 총 250억원을 투자해 새 공장을 건설한다. 유명호 사장은 “부지 2만㎡, 연건평 1만1000여㎡ 규모의 공장을 짓고 첨단설비도 갖추겠다”고 밝혔다. 그는 “설비 투자와 신제품 개발을 통해 작년에 260억원 수준이던 매출을 5년 안에 5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”고 말했다.

유니락은 튜브 피팅과 밸브 등 초정밀 관이음새 전문 제조업체다. 튜브 피팅은 튜브와 튜브를 연결하는 부품으로 내부 물질이 새어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.

이 회사는 재질 형태 크기별로 총 6000여가지를 생산한다. 석유·가스·석유화학 플랜트, 발전소, 조선소, 반도체 및 LCD(액정표시장치)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. 수출 국가는 미국 등 40여개국에 이른다. 유 사장은 “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만한 신제품을 개발 중”이라며 “불황 때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”고 설명했다.

조병선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“독일의 히든챔피언(글로벌 강소기업)은 호황기 때 불황에 대비하고 경기 침체기엔 호황을 준비한다”며 “한국 중소·중견기업들도 어려울수록 R&D에 적극 나서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”고 조언했다.

김낙훈 중소기업 전문기자 nhk@hankyung.com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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